처음 타투를 시작했을 때, 저는 패션 잡지나 다양한 시각 이미지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잡지 속 색감, 옷의 조합, 사진의 분위기 같은 것들이 흥미로웠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색들을 제 방식대로 섞어 그림을 그리곤 했습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일러스트나 네오트레디셔널에 가까운 작업이 많았습니다.

하나의 스타일을 찾기 전, 여러 장르를 지나며

이후에는 손님들이 원하는 작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장르를 지나왔습니다. 파인라인, 블랙앤그레이, 이레즈미, 도트워크, 서양화적인 그림, 동양화적인 그림까지. 한 가지 스타일만 고집하기보다, 필요한 그림을 그리고 필요한 방식으로 작업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웬만한 장르의 그림과 타투 작업은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제 고유의 색깔이 분명한 작업자는 아니었습니다.

어떤 하나의 장르만 특별히 좋아했다기보다, 다양한 장르가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서양화의 그림을 그리면 서양화가 가진 양감과 깊이가 좋았고, 동양화적인 그림을 그리면 선과 여백, 먹의 흐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나는 반드시 어떤 하나의 스타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한국화

그러던 중 우연히 한국화 작가님의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한국화가 가진 매력에 깊게 끌렸습니다. 붓이 지나가는 속도, 먹이 번지는 방식, 선 하나로 형태와 기운을 동시에 잡아내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동양화를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영상을 본 당일 바로 동양화 화실에 등록했습니다. 그렇게 문인화를 배우기 시작했고, 붓을 쓰는 법과 동양화가 가진 세계에 점점 더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전통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는 이유

하지만 저는 전통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전통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옛것을 그대로 흉내 내는 일은 오히려 시간이 멈춘 상태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진짜 전통을 이어간다는 것은, 그것을 지금의 시대와 지금의 매체 안에서 다시 해석하는 일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전통 회화의 형식과 분위기를 존중하되, 그것을 그대로 반복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처음 그림을 배울 때 익혔던 서양화의 양감, 입체감, 명암의 방식도 자연스럽게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평면적인 옛 그림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전통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지금의 감각과 타투라는 매체에 맞게 다시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종이 위의 그림과 다른 타투

타투는 종이 위에 놓이는 그림과 다릅니다.

사람의 몸에는 곡선이 있고, 움직임이 있고, 부위마다 흐름이 다릅니다. 팔, 등, 다리, 가슴 위에 놓이는 그림은 단순히 보기 좋은 구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몸의 방향을 따라 이어져야 하고, 움직임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보여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작업에서는 소재만큼이나 구도와 배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새의 날개가 팔의 세로 흐름을 따라 내려가거나, 호랑이의 몸이 근육의 방향을 따라 힘을 만들거나, 해태와 용 같은 존재가 몸 위에서 하나의 기운처럼 감기도록 구성하는 일에 집중합니다.

고전 소재를 단순히 반복하지 않으려는 이유

제가 그리고 싶은 것은 단순히 고전적인 소재를 반복하는 그림이 아닙니다.

호랑이, , , 까마귀, 해태, 구미호 같은 소재들은 모두 오래된 상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상징을 설명하는 데서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 존재들이 가진 동세, 기운, 시선, 무게감이 몸 위에서도 살아 있기를 바랍니다.

의미가 있는 이미지이면서도, 동시에 움직이는 이미지였으면 합니다.

전통의 이미지를 빌려오되, 그대로 박제하지 않고 싶습니다. 전통의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변형하고, 서양화의 방식도 가져오고, 타투라는 장르 안에서 다시 구성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작업이 서 있는 자리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은 한국 전통 이미지와 동아시아 회화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과거의 그림을 그대로 복제하는 일이 아니라, 피부 위에 놓였을 때 새롭게 살아날 수 있도록 다시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전통적인 소재와 동양화의 감각을 바탕으로, 타투라는 매체 안에서 계속 자유롭게 발전해나가고 싶습니다.

그림이 종이 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 위에서 의미와 함께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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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민화 모티프 전체는 한국 전통 타투 본 글에서, 작가의 전체 소개와 네 surface 브리지(Onsil · tattooist_haesol · Mini Ink Seoul)는 작가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